턴테이블을 알아보다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낯선 단어가 있죠. '포노앰프', 혹은 '포노 프리앰프'. 분명 처음 듣는 말인데 자꾸 나오니까, "이것도 따로 사야 하나? 또 돈이 드는 건가?" 싶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입문자 대부분은 포노앰프를 따로 안 사도 됩니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신호가 지나가는 길 어딘가에는 포노앰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 다만 그게 이미 다른 기기 안에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따로 살 필요가 없는 거죠.

저는 LP를 만 장 넘게 다루는 음반 가게를 운영합니다. "포노앰프를 꼭 사야 하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데, 답이 늘 똑같아요. "있는지부터 확인해보세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포노앰프가 대체 뭘 하는 장치일까

턴테이블에서 나오는 소리 신호는 아주 약합니다. 다른 기기들(CD플레이어, 휴대폰 등)보다 신호가 수백 배 작아서, 그냥 스피커에 연결하면 소리가 모기 소리만큼 작게 나거나 아예 안 들려요. 이 약한 신호를 일반적인 크기로 키워주는 장치가 바로 포노앰프입니다.

여기에 더해, LP는 녹음할 때 일부러 소리를 한쪽으로 비틀어 새겨 넣습니다(저음은 줄이고 고음은 키워서). 포노앰프는 이걸 원래대로 되돌려주는 역할도 해요. 그래서 포노앰프가 없으면 소리가 작을 뿐 아니라, 음색까지 이상하게 들립니다. LP를 들으려면 신호 경로 어딘가에는 포노앰프가 꼭 있어야 하는 이유예요.

턴테이블 포노앰프 (신호 키우고 보정) 스피커
턴테이블 → 포노앰프 → 스피커. 이 경로 어딘가에 포노앰프가 꼭 있어야 합니다.

그럼 나는 사야 할까? 확인하는 법

핵심은 "내 장비에 포노앰프가 이미 들어 있는가"예요. 보통 다음 세 곳 중 한 군데에 들어 있습니다. 하나라도 해당되면 따로 살 필요가 없어요.

첫째, 턴테이블에 내장. 입문용 턴테이블은 대부분 포노앰프가 내장돼 있습니다. 본체 뒤에 'LINE / PHONO' 전환 스위치가 있거나, 설명에 "포노앰프 내장(built-in preamp)"이라고 적혀 있으면 들어 있는 거예요. (1호 글에서 추천한 입문 모델들이 대부분 여기 해당합니다.)

둘째, 스피커나 앰프·리시버에 내장. 연결할 액티브 스피커나 앰프 뒷면에 'PHONO'라고 적힌 입력 단자가 있으면, 거기에 포노앰프가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 단자에 턴테이블을 꽂으면 끝이에요.

셋째, 둘 다 없을 때만 별도 구매. 턴테이블에도 없고, 스피커·앰프에도 'PHONO' 입력이 없다면 — 그때 비로소 외장 포노앰프가 필요합니다. 즉 "혹시 몰라서 미리" 사는 게 아니라, 없는 걸 확인한 다음에 사는 물건이에요.

정말 따로 사야 한다면

위 세 가지를 확인했는데 어디에도 포노앰프가 없다면, 그때는 외장 포노앰프를 하나 들이면 됩니다. 입문용은 3만 원에서 10만 원대면 충분해요. 턴테이블과 스피커 사이에 끼워 연결하기만 하면 됩니다.

가성비로 가장 많이 추천되는 입문 외장 포노앰프는 베링거 PP400(2~3만 원대)입니다. 작고 저렴하지만 제 역할을 충실히 해줘서, "일단 소리부터 나게 하자"는 입문 단계엔 부족함이 없어요.

입문용 외장 포노앰프 확인하기

조금 더 음질에 욕심이 난다면 프로젝트 포노박스(Pro-Ject Phono Box) 같은 모델이 다음 선택지입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내 장비에 포노앰프가 없을 때"의 이야기예요. 있는데 또 사는 건 돈 낭비라는 것,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 단계 위 포노앰프 확인하기

결국 중요한 건, 듣고 싶은 음반입니다

포노앰프는 소리가 '제대로' 나게 해주는 장치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에요. 신호 경로가 갖춰졌다면, 이제 정말 중요한 건 그 위에 얹을 음악이죠.

어떤 음반으로 첫 소리를 채울지 고민되신다면 — 저희가 운영하는 음반 가게에서 그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실 수 있어요. 클래식부터 현대음악까지, 한 장 한 장 골라 담은 음반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제대로 갖춘 시스템에 얹을 첫 음반

엘피스탁에서 음반 보기 →

이 글에는 제휴 링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링크를 통해 구매하셔도 추가 비용은 없으며, 저희에게 소정의 수수료가 지급되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쓰입니다.